지난 포스팅에 이어 소아 강박증에 대한 치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치료법에는 아래 3가지의 방법이 병행되어 사용됩니다.
1. 약물 치료
2. 인지 치료
3. 행동 치료
이 중 2, 3번을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는 사람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행동이 연결되어 있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하는 심리치료기법입니다. 강박증이 있는 아이들은 자주 큰 불안감을 느끼기가 쉽습니다. 아이에게 불안해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이의 불안감은 현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더 나빠질 수도 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감정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느끼는 것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또 우리의 감정은 시시때때로 바뀝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은 자기감정을 선택하여 느낄 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불안한 감정을 느끼지 않기로 선택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하는 방식과 행동하는 방식을 바꿀 수가 있습니다. 생각은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들로 뇌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생각은 감정에 영향을 미치고, 감정은 생각과 행동에 연관되어 있으므로 어떤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그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은 감정과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강박증은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이라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강박사고는 생각이며, 강박행동은 행동입니다.
강박사고란 원치 않게 침투하는 생각으로서 아이에게 상당한 고통이나 불안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오염에 관한 것, 원치 않는 성적인 생각이나 이미지, 자신이나 타인이 다칠지도 모른다는 공포, 지나친 종교에 대한 집착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런 생각들은 상당히 불쾌하므로 아이가 이를 무시하거나 밀어내거나 중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입니다. 여기서 강박행동이 등장합니다.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이루어지는 반복적인 행동으로 아이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결과를 막기 위해 이 행동을 해야만 한다고 느낍니다. 예를 들어 숫자세기, 걷기, 손 씻기, 말하기, 소리내기, 확인하기 등인 것입니다. 일종의 의식과 같은 이 행동은 종종 특정한 방법으로, 특정한 횟수로 또는 아이 스스로 괜찮다고 느껴질 때까지 반복됩니다.
강박행동의 핵심 목적은 불안을 줄이는 것으로 강박사고와 현실적으로나 논리적인 방식으로 연관되어 있진 않습니다. 어떤 아이는 불안한 느낌이 들면 현관문을 두번 쾅 닫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도 왜 자신이 그러한 강박행동에 사로잡히는지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과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또 어떤 아이는 강박사고와 자신을 분리하지 못합니다.
소아 강박증의 치료의 시작은 아이와 부모 모두 가장 쉬운 활동부터 시작하여 두려움을 서서히 직면하는 방법을 배우고 강박행동을 참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노출-반응 방지(ERP, Exposure and Response Prevention)라고 하는 치료법입니다.
- 소아강박증 치료의 성공 조건
1. 노력
한끼를 샐러드로 먹었다고 바로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듯, 강박행동을 한 번 참았다고 해서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공포는 단 한번의 경험으로 학습되지만, 그것을 잊는 데는 몇백 번의 시도가 필요합니다. 아이가 계속해서 연습할 수 있도록 부모가 격려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박증 치료는 상당히 힘듭니다. 특히 초반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계속 연습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쉬어질 것입니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고통스럽다고 생각한 일들이 점점 덜 힘들어 질 것이기에 계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아이와 부모의 유대
아이와 부모가 서로를 깊이 신뢰하고 유대할수록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습니다.
- 어떻게 아이를 도울것인가?
침투적 사고란 머릿속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불쾌하고 원하지 않는 생각입니다. 침투적 사고가 반복적,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강박사고라 말합니다. 손을 15초 정도 씻고, 그냥 나가는 건 쉬운 일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강박증이 있는 아이에겐 극도로 힘든 일이란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부모(관찰자)입장에서 보면, 이제 아이는 자기 손이 완전히 깨끗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 같지만 아이에게 이 상황은 씻기, 의심하기, 걱정하기의 너무나도 힘든 악순환에 놓여 있습니다.
아이의 머릿속을 들여다 봅시다.
"내 손은 이제 깨끗한거 같아. 근데 만약 안 깨끗하면 어쩌지? 혹시 모르니까 한 번만 더 씻어야겠어. 어쩌지, 이번엔 제대로 안 씻긴거 같아, 다시 처음부터 씻어야 해. 이제 엄마가 언짢은 표정으로 바라 보기 시작했네, 그만해야겠어. 안 그러면 더 크게 혼날 거야. 근데 기분이 너무 찝찝해, 못 참겠어. 나는 왜 그냥 못 멈추는 거지?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건가? 일단 엄마가 안 보이는 곳으로 가서 다시 씻어야겠어."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도와주셔야 합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면 이렇게 말해주세요.
'네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야, 네가 얼마나 힘든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네가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건 알아'
때로는 더 나아지기 전에 더 나빠지기도 합니다.
아이는 지금까지 강박행동에 몰두함으로써 강박적 사고를 겨우 통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는 자신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방박행동에 몰두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어떤 아이는 괴로운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속 냉장고 문을 열어서 확인하는 행동을 반복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아이는 냉장고 안을 확인하지 않아도 나쁜 일이 업ㄹ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워야 합니다. 괴로운 생각에는 아무런 힘이 없으며 두려워할 것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도와야 합니다. 그때까지 아이에게 그 행동을 참아야만 불안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려주고 아이가 마음속으로 강박사고를 없애고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행동이라고 믿고 있는 것의 실체를 들춰서 보여주어야 합니다.
받아 주지 마세요.
부모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입니다. 아이가 자신은 더럽기 때문에 누군가를 만졌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오염될 것이라는 침투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때, 아이는 높은 불안감을 느끼며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자신을 안심시키려고 합니다.
'내가 엄마를 아프게 만든거야? 괜찮은 거 맞지? 엄마, 죽는거 아니죠?'
부모로서 아이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부모는 자연스럽게 이렇게 답합니다.
'당연히 괜찮지. 걱정할 거 없어. 걱정 안 해도 돼.'
이런 뻔한 패턴은 무심코 아이의 불안감을 받아주고 동조하게 됩니다. 아니는 계속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한 질문을 할 것입니다. 부모는 점점 커지는 불안감으로 괴로워하는 아이를 보는 것이 너무 힘들 것이고 특히, 아이의 질문에 대한 답이 너무 뻔할 때는 그냥 아이를 비켜보는 것이 괴롭습니다. 아이가 어서 기분이 나아졌으면 좋겠으니 아이에게 아무것도 걱정할게 없다고 말하며 안심시킵니다. 그러면 아이는 안심이 되며, 즉시 아이의 불안감이 사라지고 편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좋은 의도로 한 행동이지만 이러한 패턴의 반복은 아이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 그래, 괜찮아. 엄마가 계속 말했잖아.'
이렇게 아이를 안심시키는 방식으로 강박증에 대처한다면, 부모와 아이 모두 더욱 좌절감을 느끼게 될 뿐입니다. 이렇게 안심을 갈구하는 행위가 때로는 새로운 강박행동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 두십시요. 성공적으로 강박증에 맞서려면, 아이가 강박행동을 참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어떤 강박행동을 보일 때, 아이를 위와 같이 안심시키지 말고 이렇게 말해 보십시요.
"지금 네 행동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 보자. 네가 앞으로 그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네가 걱정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거야"
이때 타이머를 사용하여 아이를 칭찬해도 좋습니다.
"그 행동을 안 하고 2분이나 참았네. 대단하다!"
그리고 다음번에는 버티는 시간을 조금씩 점점 늘려 주세요.
강박증 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아이가 자신의 생각이나 걱정, 공포가 지나쳤고 틀렸다는 것을 알 때까지 강박행동으로부터 계속 견디는 것입니다. 아이는 자신이 틀렸구나라는 것을 배우면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 보상차트 만들기
아이가 게임처럼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보상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으나 다음 몇가지는 기본 규칙으로 참고하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딸아이가 작성한 보상 차트지입니다.
첫째, 구체적일 것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SMART 목표방법입니다.
Specific 구체적이고
Measurable 측정 가능하며
Attainable 달성 가능하고
Relevant 관련 있으며
Timely 시기적절한
위의 5가지가 충족된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단순히 '살을 빼고 싶다'보다는 '월수금 저녁에는 식사 후 20분 동안 달리기를 한다'가 더 성취하기 쉬운 목표입니다. 강박증도 마찬가지로 너무 많이 씻지 않는다는 별로 좋지 않은 목표입니다. 너무 많이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5초인지 5분인지 알 수 없습니다. '씻는다'는 샤워를 말하는 것인지 손을 씻는 것만을 말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손소독제 사용은 포함해야 하는걸까요? ^^
이보다 '앞으로 화장실을 쓴 다음이나 밥 먹기 전에만 손을 씻는다. 타이머를 놓고 15초 이상은 쓰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화장실 부엌에서 나온다 등이 더 나은 목표입니다.
둘째, 보상이 바로 지급될수록 좋다.
보상은 가까운 미래에 받을 수 있도록 하셔야 합니다. 오늘 고된 하루를 보내야 한다면, 몇 달 후에 있을 방학보다는 내일 있는 친구와의 약속을 떠올릴때 더욱 힘이 납니다. 아이에게 내년에 놀이공원에 가자는 약속을 하는 것보다 이번주에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주겠다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공정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만 융통성도 필요합니다.
키즈카페 가는 것이 보상이라면 이는 반나절 만에 끝나서도 안 되지만 반년이나 걸려도 안됩니다. 아이가 보상을 얻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짧거나 혹은 너무 길다면 속도를 조절하여야 합니다. 아이가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해 주십시요. 아이가 공정하게 얻은 보상에는 사전에 약속한대로 보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만약 갑자기 규칙을 변경하면 아이의 의욕이 낮아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주었던 포인트를 뺏지 마세요. 한번 얻은 포인트는 아이의 것입니다. 만일 아이가 동생과 싸운다고 해서 포인트를 뺏지 마시고, 강박증과 관련 없는 상황은 포인트에 반영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넷째, 다양한 보상
크고 작은 다양한 보상을 섞어서 제공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난이도에 따라 더 많은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무엇이 쉽고 어여운지는 아이에게 달려있습니다. 방문이 잠겼는지 확인하지 않고 참는 것과 장난감이 높이 순서대로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참는 것 중 무엇이 더 쉬운지는 아이에게 달려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강박증의 '규칙'은 대부분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객관적으로 더 쉬워 보이는 것이 반드시 아이에게도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요.
다섯째, 벌하지 말기
무엇보다도, 강박증으로 인해 아이에게 절대 벌하지 마셔야 합니다. 벌은 효과가 없고, 아이의 바람직한 행동을 칭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비난하는 것보다 더 효가가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결과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이가 장난감을 정리하고 침대 밑을 다섯 번은 확인하지 않고서는 잠에 들 수 없다면, 혼내지 말고 아이가 정말로 힘들다는 것을 인정해주면서 아이가 해낼 수 있으니 다음번에 더 잘해보자라고 따뜻하게 말해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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