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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람

테슬라는 시장과 소비자를 어떻게 바라보나?

자동차 회사는 외부 자극에 둔감한 업종으로 유명합니다.

소비자 요구도 잘 받아들이지 않고, 어떤 결함 문제가 불거져도 대개는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규모가 크고 느리게 움직이는 산업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자동차 회사들을 민첩하게 움직이게 하는 요인이 딱 두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장 점유율!!

미국의 자동차 업체별 시장점유율

 

판매량이 줄고 점유율이 낮아지면 자동차 회사는 난리가 납니다.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에 더 신경을 쓰고 돈을 더 들여서 판매량을 늘리려 하죠.

반대로, 점유율이 유지되고 판매량이 줄지 않는다면 외부 자극에 크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정부 규제!! 

내연기관차 정부 규제

 

자동차는 대표적인 공해 유발 산업이자 안전 산업입니다.

어떤 시장에 차를 내놓기 위해서는 배기가스 기준이나 안전 기준 등 아주 다양하고 세세한 규제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이런 규제를 하는 곳이 바로 각 나라의 정부이므로 감독 당국에 항상 촉각을 곧두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규제는 전기차 생산의 동인!!

 

전기차는 선진국 중심의 환경, 배기가스 규제의 산물이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특정 기준에 따른 배기가스 무배출 자동차 의무제도 등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이 그동안 전기차를 만들어온 동인은 지구를 구하거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해당 시장의 당국이 가하는 규제였던 거죠.

냉정히 말해 규제를 피하려는 목적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1996년에 미국 GM에서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인 EV1을 출시했는데 역시 규제에 의한 결과물이었습니다. 

 

01
GM의 EV1의 외부와 내부

 

당시 GM은 전기차 판매와 관련해 아주 중요한 고객 데이터를 얻게 됐는데, EV1의 고객 평균소득이 연 30만 달러 이상이었다는 것입니다.

EV1 초기 모델은 현재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성능이 많이 떨어지는 납축전지를 사용해 주행거리도 짧고 최고 속도도 내연기관차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상당한 고소득 계층이 이 작은 전기차를 구해했습니다.

즉 전기차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매력을 제공한다면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주고서라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존해한다는 거죠. 

 

하지만 전기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법적 규제가 없다면 굳이 전기차를 만들 생각이 없었던 GM은 애써 무시했습니다.

기존에 만들던 내연기관 차를 계속 만드는 것이 마진에서 유리했으니 말입니다. 

 

 

소비자를 가르치려 들지 말고 차별화된 매력을 어필하라!

 

규제 때문에 전기차를 만들긴 하되, 대당 제조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싶은 자동차 회사들은 작은 차체에 작은 배터리를 얹어 전기차를 만드는 시늉만 한 겁니다.

광고만 거창했을 뿐 진정으로 매력적인 전기차를 만들어 대량보급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 터라 전기차 자체가 주는 매력도 덜했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생각만큼 빨리 보급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더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테슬라의 전기차에 대한 마케팅 접근은 기존 자동차 회사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2021년 2월 5일 테슬라 신문기사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전기차가 '지구를 구한다'라는 명제에만 충실해서는 안 되며, 자체의 매력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연기관차를 능가하는 가속력, 차별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 자율주행 기술, 차별화된 고객 경험 등으로 전기차를 포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전동화, 자율주행을 통해 더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차를 보급해 사회에 기여한다는 비전을 말합니다.

이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어 테슬라의 비전에 동참하고 싶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전기차이기 때문에만 테슬라 차량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전기차이면서 다른 전기차와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선택하는 거죠. 

 

반면에 기존 자동차 회사들은 여전히 전기차 대량보급에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점점 조여오는 환경 규제를 맞추려면 전기차를 팔기는 팔아야죠.

하지만 너무 적게 팔려도 문제, 너무 많이 팔려도 문제였습니다. 

 

너무 적게 팔리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해 원가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선진국 환경규제를 못 맞춰 거액의 벌금까지 물어야 하죠.

오랫동안 원가 경쟁력을 갈고닦아온 내연기관차만큼 원가를 낮추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너무 많이 팔려 자사 내연기관차가 덜 팔리는 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직은 돈이 안 되는 전기차만 팔리고,

수익성이 좋은 내연기관차 특히 고급차가 덜 팔린다면

당장 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테니까요. 

 

다시 말해,

테슬라처럼 전기차만 만드는 회사와 내연기관차로 주된 수익을 내지만 환경규제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전기차도 만들어야 하는 기존 자동차 회사는 지향점 자체가 아예 다르다는 것입니다. 

 

테슬라는 더 좋은 성능, 더 저렴한 가격의 전기차를 만드는 데만 전념하면 됩니다.

그것이 회사의 매출과 수익을 극대화할 유일한 길이니까요.

테슬라를 따라 하겠다고 전기차에만 올인했다가는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치는 꼴이 되지 않겠습니까? 

 

 

다음 포스팅은 '테슬라의 비즈니스 모델은 정확하게 무엇인가? 로 인사드릴께요~

 

감사합니다~